주요 기업들 2분기 실적 부진. ‘사드’ 이슈 외 중국發수요 변화는 부정적. 특히 일본 브랜드의 중국 내 약진은 불안 요소. ‘가성비, 색조, 멀티숍’ 중심의 국내 업황 변화가 업체별 성장 잠재력의 핵심 차별 요인. 대내외 환경 변화에 방어적이고 밸류에이션 여유 있는 종목으로 압축 권함.

2분기 실적, 바닥일까?
화장품 상위 5개사의 2분기 평균 매출액과 영업이익 성장률(y-y)은 각각 -4.0%, -25.4%로 추정. 면세 판매 부진, 수출 성장 둔화에 더해, 국내 업황 변화도 한 몫. ODM(제조사개발생산) 기업들도 시차를 두고 성장률 둔화 경험. 1분기에 이어, 당분간 실적 컨센서스 하락은 불가피. 최근 1년간 업종 지수가 24% 하락했음에도, 섹터 평균 PER(2018년 기준)이 26배 수준으로 부담.

기대보다 큰 우려
조만간 중국의 단체관광객 관련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 존재. 다만 그간 진행된 산업 내 변화로 인해 이후의 회복 강도를 낙관하기 어려움. 면세 산업 평균 대비 크게 부진한 화장품 판매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근원 수요 약화를 의심하게 함. 한국 브랜드의 대중국 수출이 주춤하는 사이, 일본 브랜드의 중국 내 활약이 커진 듯. 국내의 산업 트렌드도 ‘가성비, 색조, 멀티숍’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면서, 기업들 포지션별로 차별화된 성장의 시대가 본격화됨.

차별화된 성장성, 적절한 밸류에이션 기다리기
현 시점에 화장품 섹터에 투자하기 위한 조건은 1) 2018년 이후 장기적인 브랜드 경쟁력 훼손이 없다는 가정 하에, 對中관계 회복 후 아시아 지역 확장 스토리가 빠르게 재개되거나, 2) 이른바 ‘Next China story’가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현실화되거나, 3) 잠재 성장률 대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확보하는 것. 중단기 대응으로 국내외 업황 변화에 따른 실적 훼손 정도가 덜하고, 밸류에이션 낮은 종목으로 압축 권함. 한국콜마, LG생활건강 선호.

화장품 섹터 2분기 Preview와 투자전략]

2Q 실적 실망,예상했으나 향후가문제
화장품 주요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화장품 상위 5개사의 2분기 평균 매출액과 영업이익 성장률(y-y)은 각각 -4.0%, -25.4%로 추정한다. 1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면서 2018년까지의 실적 추정치에 대해 하향 조정 작업이 이뤄졌던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추가적인 실적 컨센서스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대부분의 종목들이 최근 1년간 부진한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고, 섹터 전체로는 KOSPI를 46.8%p 언더퍼폼했다. 이런 주가 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섹터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매우 높아, 평균 PER(2018년 기준)
이 26배 수준에 형성되어 있다.

‘사드’만 탓하기어려운 업황 변화
대체적인 방향성 측면에서 2분기 실적 악화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이벤트였다. 브랜드 업체들의 경우 2분기 들어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면세점 채널 판매가 위축되면서 실적 부진은 명약관화했다. 또 ODM 기업들도 브랜드 업체들의 성장률 둔화가 시작된 마당에, 일정한 시차를 두고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다만 실적 부진의 이유를 전적으로 ‘사드 이슈의 피해’로 돌리기에는 면세점을 비롯한 중국發수요와, 내수 화장품 소비의 구조적 변화가 심상치 않다.

(1) 면세: 상대적으로 약해진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

면세 산업 평균 대비 화장품 크게 부진
한국 화장품의 면세 채널을 통한 매출은 2016년에 전년대비 약 50%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2월까지도 고성장 추세 유지하다가 3월부터 본격적인 둔화를 경험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의 면세 채널 판매 성장률은(y-y) 4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입, 4~5월에는 그 폭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동 기간 외국인 방문객수가 y-y 45% 감소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화장품’에대한 수요의 변화 시사
하지만 면세점 채널 전체는 4월과 5월 각각 매출 규모가 오히려 y-y 2%, 7%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객단가가 크게 높아졌고(70~80%대 증가) 상당 부분은 ‘구매대행’ 혹은 ‘따이공(보따리상)’ 매출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화장품 (특히 한국 화장품 브랜드) 카테고리에서는 이런 구매 대행 행위가 그리 활발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특정 화장품 기업들의 인당 구매제한(예: 1인당 1개 면세 카운터에서 아이템당 7~13개, 혹은 2~3천 달러, 면세점간 구매자 정보 공유 안되기 때문에 사실상 따이공 활동을 크게 제한하기에는 역부족)을 고려하더라도 과거 대비 한국 화장품에 대한 근원 수요 자체가 그리 강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2) 수출: 점점 잦아드는 ‘따이공’의 활약

중국, 홍콩으로의 수출점차 둔화
對중국 화장품 수출의 경우, 성장률 둔화는 작년부터 나타난 흐름이었다. 2016년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3,438억달러(+409%, y-y) 규모였고, 이 중 68%가 중국 및 홍콩으로 수출되었다. 대중국 수출의 경우 2015년에 80%, 2016년에 45%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2017년 들어 지금까지 누계 기준 성장률은 약 9%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2016년 이후 중국으로의 따이공을 통한 불법 수출 통로가 점차 좁아지면서, 홍콩이 중국 수출의 경유지로 떠올랐었는데, 최근에는 홍콩 지역으로의 수출 금액이 감소하고 있다.

3) 중국 현지 수요: 일본 화장품 활황이 시사하는 바?

한국산을 일부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보이는 일본 화장품
한국 화장품의 중국 수출길이 예전보다 좁아지면서 반사 이익을 본 것은 일본이다. 4~5월 중국에서 수입한 일본 화장품은 금액 기준으로 y-y 87% 늘어났다. 그 결과 중국에서 수입하는 화장품 전체 가운데 일본산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2016년 동안 각각 15.9%, 15.9%, 16.8%로 큰 변화가 없다가, 최근 20%를 웃도는 수준까지 상승하였다. 반면 한국 화장품의 비중은 2016년 27%까지 높아졌다가 최근 23%로 낮아졌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 다른 주요 국가들의 비중이 2016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최근 일본 화장품이 중국으로 수입되던 한국 화장품의 대체재로 자리잡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 현지에서의 한국 화장품 수요와 관련한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그간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던 화장품 중 상당량은 ‘따이공’에 의한 Grey channel(보따리상 통한 C2C 판매)용이었던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한국 화장품은 한국 내 가격과 중국 현지 가격 차가 가장 큰 (따라서 중간 유통상의 마진이 가장 큰) 카테고리였기 때문이다.반면 일본 화장품의 경우 일본 현지와 중국 내 가격 차가 한국 화장품만큼 크지 않고, 따라서 일본에서 중국으로 수입되는 경로는 대부분 공식적인 경로일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적으로 중국 정부의 ‘Grey channel’용 따이공 활동 통제가 지속되는 것이 맞다면, 최근의 한국 vs 일본 수입 화장품 비중 변화는 중국 현지에서 꽤 지속가능한 수요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한국 화장품 기업들과 일본 화장품 기업들 주가의 상반된 움직임이 이러한 산업 환경의 변화를 일부 반영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4) 내수: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와 채널 환경

가성비, 색조,멀티숍이 대세
최근 내수 화장품 산업의 성장 포인트 이동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1) 가격대 측면에서는 럭셔리(Luxury)보다는 매스(Mass)가 각광받고 있다. 이 시장에서도 ‘가성비’ 수요는 중요한 소비 테마이다. 2) 제품 카테고리 측면에서는 스킨케어보다는 컬러 메이크업(색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SNS와 ‘셀피(Selfie)族’의 광범위한 확산이 여기에 한 몫 했다. 3) 채널 측면에서는 여러 브랜드를 한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는 멀티브랜드숍이 원브랜드숍을 압도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수년 간 럭셔리 스킨케어 제품을 기반으로 강력한 성장 스토리를 경험했던 대형 브랜드 업체(예: 아모레퍼시픽)들의 실적이 부진한 반면, ‘올리브영’ 같은 멀티브랜드숍을 기반으로 확산되는 색조 브랜드(예: 카버코리아, 클리오)의 성장률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가성비’를 따지고, 수많은 브랜드를 경험해 본 스마트해진 소비자들이 과거와 같은 브랜드 로열티를 보이기는 힘들다. 특히 수많은 브랜드가 경쟁하는 화장품 소비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브랜드 교체는 더욱 쉬워질 것이다. 또 다수의 브랜드 제품을 비교 구매할 수 있는 멀티브랜드숍의 상대적 고성장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서 자체 채널 비중이 높은 비즈니스모델은 훨씬 불리하다. 예를 들어 ‘네이처리퍼블릭’이나 ‘토니모리’ 같은 원브랜드숍, 혹은 아모레의 프랜차이즈숍인 ‘아리따움’ 등은 한때 해당 기업들의 안정적 판매처이자 수익성 개선의 보루였지만, 지금은 멀티 채널로의 확산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Channel conflict 이슈)

기업들 포지션에 따른 성장성 차별화
결론적으로 국내 화장품 시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성이 확대되는) 긍정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기업들 입장에서는 성장의 기회는 줄어들고(더 많은 브랜드의 경쟁), 수익성은 낮아지는 방향(ASP 하락, 비용 증가)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업별 포지셔닝에 따라 중장기 잠재 성장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작년까지 중국發 수요의 폭발적 확대를 기반으로 화장품 산업 밸류 체인 전반에 걸쳐 무차별적인 고성장기를 거쳤다면, 향후에는 차별화된 성장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판단한다. 밸류 체인 상으로 보자면 럭셔리 브랜드 < 원브랜드숍 < 매스 브랜드 (자가 유통 비중 낮은 브랜드) <ODM 순으로 이러한 산업의 변화에 따른 펀더멘털 훼손에서 자유로울 것으로 판단한다. 이를테면 그간 성장 초점이 럭셔리 스킨케어에 집중된 ‘아모레퍼시픽’보다는 ‘올리브영’ 점유율이 높은 매스 메이크업 브랜드 ‘클리오’에게 상대적으로 더 유리한 업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5) 투자전략: 차별화될 실적 트렌드에 집중

중단기 위험 관리가필요한 국면
현재의 산업 상황이 지속된다면 2분기가 지나도 실적 회복의 강도나 속도는 예상보다 실망스러울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급격한 주가 조정으로, 장기투자자라면 다음 세 가지의 조건 중 일부가 충족됐을 때 매수 기회를 탐색하기를 권한다. 1) 2018년 이후 장기적인 브랜드 경쟁력 훼손이 없다는 가정 하에, 對中관계 회복 후 아시아지역 확장 스토리가 빠르게 재개되거나, 2) 이른바 ‘Next China story’가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현실화되거나, 3) 잠재 성장률 대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다만 실적 회복이 기대만큼 빠르지 않아, 장기적인 밸류에이션 디레이팅에 돌입하거나, 추가적인 bad news의 출현 또한 걱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섹터 전반에 걸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상대적 관점에서는 중국 노출도가 지나치게 높지 않고,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낮은 종목들에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한다. 섹터 내 선호 종목으로 LG생활건강, 한국콜마를 제시한다.<자료제공:NH투자증권>

최혜진 기자  bwpark1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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