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 이후 새롭게 추진하는 제약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에서 '치매 테마주'들이 한동안 요동쳤다.

지난 5일 정부가 치매 국가책임제 실행에 2조23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히자 치매 보조제를 생산하거나 관련 연구를 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락했다.

하지만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치매치료제 개발은 다국적 제약사들도 쉽게 성공하지 못하는 어려운 분야로, 신약 개발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길게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막연한 풍문에 테마주로 묶어 투자하는 묻지마 투자의 경우는 큰 손해를 볼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뇌기능 장애 개선제 '뉴라렌' 등을 만드는 명문제약은 5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14일에는 8천150원까지 주가가 올랐으나 27일 현재는 6천780원으로 내려온 상황이다.

뇌 대사기능 개선제 '뉴로메드' 등이 주력 제품인 고려제약도 주가가 5일 24.64% 뛰어 12일에는 9천310원까지 올랐으나 27일 현재 주가는 7천620원이다.

그밖에 종근당, 대웅제약, 유유제약, 신신제약 등 치매 치료제를 만드는 다른 제약주들도 정부 치매 정책 발표를 전후로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가 발표 전 주가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27일에는 대화제약이 퇴행성뇌질환의 치료제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순간적으로 4.8% 치솟기도 했다.

정부가 치매안심센터 전국 설치 및 인력 확충, 전국 공립요양병원 치매전문병동 확충 등 의료체계 구축에 나서면서 치매 관련 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약사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나와 있는 치매치료제는 인지기능개선 등 증상완화만 가능하고 근본적인 치료는 불가능하다. 많은 제약사가 치매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치매 치료제는 한 해 수조원의 R&D 투자비용을 쏟아붓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조차 실패를 거듭할만큼 개발이 어려운 분야 중 하나다.

그러나 여전히 주요 다국적사인 머크, 로슈, 일라이 릴리, 바이오젠,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애브비. 노바티스, 사노피, GSK 등은 지속적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도 치매치료제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기존 치매치료제의 제형을 달리하거나 개선된 약을 개발하는 전략과 새로운 기전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 쓰는 중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학계 및 연구기관에서도 치매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해 기술이전 및 투자유치를 하는 등 치매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낸 곳은 없다.

다국적 제약사보다 R&D 투자 규모나 인력이 부족한 국내 제약업계로선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면 보다 빨리, 성공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올라가게 된다.

다만 신약 개발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물질 특허나 전임상 등 만으로 성과를 기대하며 투자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증시전문가들은 근거 없는 소문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는 테마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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