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SK등 그룹사들이 제약·바이오 사업 투자 확대를 본격화 하는 양상이다.

그룹사들이 제약·바이오 사업부문을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투자를 집중하는 가운데 그룹별로 다른 전략을 구사해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부분의 그룹사들이 제약·바이오 사업을 담당하는 별도 계열사를 두고 전폭적인 지원을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반면에 LG는 LG화학과 LG생명과학의 합병을 통해 사업안정성과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상반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약·바이오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3년 330조원에서 2020년 635조원으로 연평균 9.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 SK, LG그룹 역시 미래 성장 동력의 하나로 제약·바이오 사업에 투자를 진행 중이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접근방법이 그룹마다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은 바이오 사업과 관련해 의약품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의약품 생산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각각 설립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010년 삼성그룹은 이른바 ‘5대 신수종 사업’을 발표했는데 그중 제약·바이오 부문에 대한 투자로 2011년 4월 인천 송도에 만든 기업이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다.

흔히 CMO로 불리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분야 한국 최대 기업으로, 현재 스위스 론자와 독일 베링거잉겔하임에 이어 세계 3위의 CMO 기업으로 꼽힐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8월 11일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여 11월에 11월에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바 올해 IPO시장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의약품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계열사로 국내 바이오 업체 중 유럽에서 두 개의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반면 LG는 LG화학을 통해 바이오 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LG생명과학이 장기적으로 막대한 투자가 불가피한 바이오 사업을 독자적으로 확대하기에는 한계에 있다보니 자본 여력이 있는 LG화학과의 재결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은 그룹 내에서도 최고 수준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LG화학과 LG생명과학의 합병을 통해 사업안정성과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다 화학과 바이오간 사업 시너지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화학기업인 바스프나 일본 스미토모도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바이오 분야를 육성하고 있는 트랜드에 맞춰 LG화학의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초소재 역량과 사업망을 LG생명과학의 바이오 분야에 연계시키는 성장시키고자 하는 전략으로 전망된다.

SK는 SK케미칼의 화학분야와 제약분야의 연계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SK바이오텍, SK바이오팜 등 바이오 자회사를 통해 제약·바이오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일찌감치 바이오 사업에 투자를 이어온 SK케미칼은 1987년 삼신제약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30여 년간 국산 신약 1호 ‘선플라’와 천연물 신약 1호 ‘조인스’, 세계 최초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S’ 등을 개발했다.

또 SK케미칼은 2008년부터 백신 개발에 몰두하고자 경북 안동에 세포배양 백신공장과 신규로 혈액제 공장까지 완공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SK케미칼은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4가’ 시판 허가를 식약처로부터 획득, 올가을부터 만 3세 이상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첫 접종에 들어가게 됐다.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 전문 제약·바이오 기업이다. 국산 신약 1호 ‘선플라’와 천연물 신약 1호 ‘조인스’, 세계 최초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S 등을 개발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수면장애 치료 신약(SKL-N05)의 임상 3상 시험을 벌이고 있으며 2018년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출시를 목표로 잡고 있다. 뇌전증 시장 1위 제품인 ‘빔팻’의 매출 규모를 고려할 때 연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텍은 SK바이오팜에서 분리되어 2015년 4월 SK그룹 지주사인 SK의 자회사로 편입된 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회사다. 삼성전자계열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마찬가지로 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CMO이다.

SK가 SK바이오텍을 계열사로 편입한 이유는 바이오·제약산업이 SK그룹의 미래 중요한 먹거리이기 때문에 SK바이오텍을 제대로 키우려면 SK바이오팜 보다는 현금동원력이 충분한 SK가 직접 나서야 했다는 분석이다.

이후 자금 지원을 받아 생산설비 증설작업에 착수했다.

SK바이오텍은 지난 6월 세종시 명학일반산업단지에 의약품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SK바이오텍은 2020년까지 8만3천712㎡ 규모의 원료의약품 전문생산 공장을 새로 지을 계획이다.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SK바이오텍의 생산 규모는 현재 16만ℓ에서 80만ℓ로 5배 늘어나게 된다.

CJ제일제당 그룹은 제약·바이오 부문에 대한 투자를 CJ헬스케어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2014년 4월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 부문이 분사된 회사로 2020년까지 매출 1조 원, 해외비중 30% 달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신약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CJ헬스케어의 독립은 제약산업의 특성을 파악, 복잡한 의사구조를 가질 수 밖에 없는 그룹 내 제약부문 편입보다는 신사업 등에 대한 신속한 결정을 내릴수 있는 독립 및 집중 전략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CJ헬스케어는 독자체제 출범 후 매출 성장은 물론 역류성식도염 글로벌 신약을 비롯한 다양한 R&D 프로젝트를 활발히 가동하고 있다.

그동안 그룹 오너의 부재로 지체되어 왔던 CKJ헬스케어의 상장 추진도 지난 광복절 특사로 인해 속도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그룹의 코오롱생명과학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3년간 1천300억원을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예정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추세로 투자가 한동안 주춤해 왔지만 이웅렬 회장이 지난 6월 실시된 유상증자에 사재 85억원을 출자하는 등 그룹내의 투자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코오롱제약도 올해 초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해 연내 상장을 추진 중에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성과가 나타나기 까지는 수년간의 연구개발 투자가 수반되어야 하는 제약·바이오업종 특성상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 그룹사들의 제약·바이오 산업 투자는 환영할 만 하다”며 “그룹사별로 선택·집중 전략과 합병·시너지 전략 중 어떤 투자전략이 효율적인 성과로 나타날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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